모든 사람이 6번이면 통하는 네트워크 이론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The six degrees of Kevin Bacon)-
요즘 같이 복잡한 세상에 왠지 맘에 콕 와 닿는 법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입니다. 60억이 넘는 세상 사람들이 6단계만 거치면 서로 연결된다는 이론이죠. 내가 아는 사람이 누군가를 알고 그 사람은 또 누군가를 알고 그 사람은 또 누군가를 알고 결국 저는 누군가와 연결되는 겁니다. 이 6단계 법칙은 1920년대 헝가리의 작가 카린시가 쓴 ‘연쇄(chain)’라는 책에서 등장하는 근거 없는 명제였습니다. 이 명제는 자연과학자들에 의해 증명이 되죠. 그리고 네트워크 이론이라는 새로운 과학 분야가 생겨났습니다.
네트워크 이론
“네트워크 이론은 응용수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다루는 이론으로, 수학의 그래프 이론에서 비롯하였다. 현재 전산학, 생물학, 경제학, 사회학 분야에 널리 적용된다. 네트워크 이론의 모태인 그래프 이론은 꼭지점과 그 꼭지점을 잇는 모서리로 이루어진 그래프를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이론으로, 수학과 전산학 분야에서 널리 연구되었다. 월드와이드웹, 인터넷, 단 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 사회 네트워크 등이 일정한 성질을 가지는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룬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로, 물리학, 생물학, 경제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 위키페디아
네트워크 이론의 탄생은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왔습니다. 여기에는 테러를 예방하고 대규모 전염병을 예측하며 암과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미지의 학문인양 아직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학문이 바로 네트워크 이론입니다.
왜 케빈 베이컨인가?
케빈 베이컨은 1978년도부터 지금까지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찍은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입니다. 그의 출연 수만큼
헐리우드에서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죠. 1967년 하버드대 교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은 어떤 집단에서도
6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1994년 올브라이트 칼리지의 세 학생(Craig Fass, Brian
Turtle, Mike Ginelli)은 ‘케빈 베이컨의 6단계 게임’(Six Degrees of Kevin Bacon)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립니다. 어떤 헐리우드 배우도 6단계만 거치면 역시 헐리우드 배우인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게임입니다. 물론
모두 영화, 드라마, 광고 등 함께 작업을 한 배우만 연결을 시킨거죠. 이 게임을 통해 케빈 베이컨 넘버라는 용어도 생기게
됩니다. 몇 단계를 거쳤냐는 뜻이죠. (케빈 베이컨 게임 : http:/
한국의 케빈 베이컨 법칙
2004년 한 대학 연구소를 통해 '한국 사회는 평균 3.6명만 거치면 서로 알게 된다'는 조사 자료가 발표됐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으신 다구요? 2007년 11월 “TV쇼 진짜? 진짜!”에서는 직접 이 법칙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마라도에 사는 사람과 강원도에서 사는 사람을 인맥 6명만에 연결시키는 내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6단계 안에서 마라도에 사는 해녀 할머니와 강원도 두메산골의 선생님이 서로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 해녀 할머니 아들이 서울의 초등학교 수영강사를 안다.
- 초등학교 수영강사의 선배가 강원도의 공무원으로 있다.
- 강원도의 공무원이 향우회 후배를 안다.
- 향우회 후배가 두메산골의 친구로 있다.
- 두메산골의 친구의 딸이 바로 그 산골선생님의 제자!
6단계 법칙을 확인한 MC 강호동 씨 曰 "이젠 나쁜 짓 하지 않고 살께요~"
강한 연결과 약한 연결
존스홉킨스 대학의 그라노베터 교수는 6단계 법칙 발표 이후 3년 뒤, 사회의 친분관계 네트워크에는 강한 연결(strong ties)과 약한 연결(weak ties)이 존재한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강한 연결이란 집안의 식구와 스승과 제자사이,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 등과 같이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약한 연결이란 어쩌다 만나는 사이와 같은 관계를 의미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의 정하웅 교수의 예를 소개합니다. 수학과에 다니는 철수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철수는 매일 학교에 가서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하고 토론을 합니다. 철수의 같은 과 친구들은 그 학생과 강한 연결을 하고 있는 셈이죠. 철수에게는 법대에 다니는 민수라는 또 다른 친구가 있고, 그들은 일 년에 한두 번 만나 이야기하는데, 서로 간에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가 약간은 어색하지만, 평소에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철수와 민수의 친분관계는 수학과 학생 집단과 법대 학생집단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된거죠.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하는 이러한 약한 연결은 사회에서 서로 다른 집단 간의 이해관계를 도와주게 되며 사회의 큰 힘이 됩니다.
그라노베터 교수는 “약한 연결의 힘”의 중요성으로 한 사람이 직장을 잃어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고 할 때, 자기의 지인 중에 약한 연결로 연결된 사람을 통해 직장을 찾을 확률이 84%, 강한 연결로 연결된 사람을 통해 직장을 찾을 확률이 16%가 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습니다. 왜냐하면, 강한 연결로 링크된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보가 한정되어 새로운 직장을 찾아줄 확률이 적게 되는 것이죠. 이렇듯 약한 연결로 이어지는 링크가 때로는 사회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디에 활용되고 있을까?
네트워크의 활용이자 이용에 대한 예는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 3가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예로는 2000년 당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I LOVE YOU 라는 이름의 컴퓨터 네트워크 바이러스입니다. I LOVE YOU는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미국 CIA, 국방부, 국회의사당까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학자들은 I LOVE YOU 바이러스를 통해 바이러스는 네트워크상에서 무질서하게 확산되는 것이 아닌 허브를 통하여, 허브에 의하여 네트워크 구석구석까지 확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네트워크 이론은 인간과 생명체의 질병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예가 두 번째입니다.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이즈(AIDS)죠.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네트워크 이론이 적용되는 좋은 연구 자료이자 예시였습니다. 이 역시 네트워크 구조이며, 허브가 존재합니다. 전설적인 농구선수 월튼 체인버리는 자신이 성인이 된 후에 약 2만 여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금 과장되었겠지만, 그는 분명 허브였습니다. 성행동에 대하여 연구한 스웨덴의 학자는 대부분의 사람이 두 세 명과 성관계를 맺지만, 일부는 수백 명과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성관계 네트워크 역시 몇몇 허브를 통해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질병이 한번 침투한다면, 질병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됩니다. 여태까지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AIDS 예방 캠페인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붇고 있으나, 오히려 더욱 확산되는 추세인 것 역시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설명됩니다. 허브의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은 터라, 캠페인 대상이 일반인 대중이었던 것이 큰 오점이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해결책도 있습니다. 바로 전 세계가 항바이러스 제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금, 국가에서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위처럼 네트워크 상에서는 어느 곳에서 일어난 일이든 그것이 곧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그리고 그것을 더욱 자세히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선 지도가 필요합니다. 3번째 예가 바로 생명체의 유전자 지도입니다. 우리의 몸, 생명체의 몸, 즉 생명이 집이라면 세포는 그 집을 이루는 구조물입니다. 세포에는 우리 성장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있으며, 서로 다른 단백질 수천 개를 통하여 명령을 전달합니다. 단백질은 혼자 활동하지 않습니다. 항상 상호작용을 하죠. 생명체의 유전자, 세포, 단백질에 대해 파고들면 결국 6단계 법칙, 네트워크 이론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학자들은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면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인체의 구조적 결함을 찾아낼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지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지금, 이 논제는 미래에 달렸습니다. 6단계 법칙은 불과 십 년, 오 년 전만 해도 전혀 생각도 못할, 학문에서 금기시 되는 이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네트워크 학은 21세기의 토대가 되고, 지금까지 인류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미친 학문들의 그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큰 기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은 네트워크 이론 응용분야의 하나인 소셜 네트워크 트위터로 오세요~! ^^ @mrtaske
참고자료
- KBS 해외걸작선 ‘케빈 베이컨도 놀란 네트워크 과학’
- 위키백과(http:/
/ )wikipedia.org - 케빈 베이컨의 6 단계 게임와 SNS(http:/
/ )blog.studioego.info/ 283 - How Kevin Bacon sparked a new branch of science(http:/
/ )news.bbc.co.uk/ 2/ hi/ uk_news/ magazine/ - 싸이질과 지인 네트워크 서비스(http:/
/ )www.zdnet.co.kr/ ArticleView.asp?artice_id=00000039129721 - 한국 영화계 네트웍의 중심(http:/
/ )stat.kaist.ac.kr/ ~sonswoo - Steve Han's 케빈 베이컨의 6 단계 게임(http:/
/ )socialcomputing.tistory.com - ALICE (http:/
/ ) 외 다수vinn.egloos.com/ 800506